10번의 마라톤을 통해 깨달은 사실
마라톤 10번 완주. 올해 내 목표였다. 아직은 초보자다 보니, 42.195km나 20km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10km가 적당했다. 10번이면 100km를 올해 달리는 거다. 그래도 꾸준히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한달에 한 번씩은 달리려고 했다. 회사 사람들과 우연히 마라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다들 10km를 어떻게 달려요? 힘들지 않아요? 라는 반응이었다.
처음엔 나도 1km를 달리는 것도 힘들었다. 조금씩 늘렸다. 500m를 달리고 500m는 걸었다. 한달 정도 그렇게 하다 보면 30분은 걷거다 달리고 싶었다. 30분을 걸으면 2.5km였고, 달리면 5km가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30분을 1시간으로, 2시간으로 늘렸다. 걸어서 10km를 가지 못하면 달리는 건 꿈도 못꾼다. 일단은 걷자. 걸어서 10km를 완주해보자. 그렇게 해서 10km를 달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내게 10km 달리기는 두렵다. 한번은 경남 마라톤을 달렸을 때였다. 육아를 하며 거의 2달 정도 달리기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느 날 마라톤 티셔츠와 배번호가 현관문 앞에 와 있었다. 마라톤을 미리 등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랜만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마라톤을 뛰었다. 정말 힘들었던 마라톤이었다. 달리고 나서 앞으론 달리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뒤 울산 마라톤 티셔츠와 배번호가 현관문 앞에 와 있었다. 아뿔사.이것도 등록했었구나. 그때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연달아 달리기를 등록했던걸까. 나는 두려웠다. 경남 마라톤을 달리며 느꼈던 고통이 떠올랐다. 다시는 뛰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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